'우리들의 블루스' 박지환 "영주 아방 최영준=영혼의 동반자..사랑한다" [인터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6.13 10: 47

드라마와 스크린을 모두 접수한 배우? 비단 손석구만 있는 게 아니다. 영화 ‘범죄도시2’가 마침내 개봉 25일 만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고 tvN ‘우리들의 블루스’가 뜨거운 호평 속 막을 내렸다. 두 가지 작품을 훌륭하게 해낸 배우 박지환도 쌍끌이 흥행의 수혜자다.
박지환은 12일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깡패 출신이지만 순댓국을 팔며 아들 정현(배현성 분)을 키우는 아버지 정인권으로 분했다. 거칠고 사나워 보이지만 찐한 부성애와 푸릉마을에서 없어선 안 될 친구 겸 아들로 에피소드마다 존재감을 떨쳤다.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박지환은 “2월에 촬영이 끝나서 시청자로서 ‘우리들의 블루스’를 봤다. 할 때 이렇겠다 느꼈는데 볼 때 전혀 다른 감각이 있더라. 따뜻한 온도가 드라마를 감싸고 있어서 충격적이었다. 알 수 없는 오로라 현상이랄까. 드라마가 좀 더 거칠 줄 알았는데 따뜻함을 안고 있어서 놀라웠다. 역시 감독님과 작가님이다”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박지환은 운명처럼 정인권 캐릭터를 만났다. 노희경 작가의 작품인데 생애 첫 주연 오디션이라고 해서 “갑자기 무슨 일이지? 살인자가 필요한가?” 싶은 마음으로 미팅 자리에 나갔다고. 현장에는 방호식 역의 최영준이 먼저 와 있었고 두 사람은 즉석에서 받은 대본으로 티키타카 싸움 신을 완성했다. 김규태 감독이 반할 수밖에 없는 케미였다.
박지환은 “최영준을 그때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바로 합을 맞추며 신나게 싸웠더니 감독님이 ‘좋아 좋아’ 하시더라. 노희경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다니 상상도 못했다. 꿈에서도 조심스러워서 꾸지 않았던 일이다. 최영준한테 우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감사하자고 했다. ‘너한테도 감사하다 네가 있기에 내가 된 거야’라고 했다. 지나가는 버스에도 감사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노희경 작가의 대본에 관해 “훌륭한데 훌륭한 척 안 하고 멋진데 멋진 척 안 하고 아름다운데 아름다운 척 안 한다. 시, 에세이, 그런 문학들이 한데 있다. 대신 멋부리지 않는다. 읽는데 미치겠더라.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쓰지? 싶더라. 대본에 마력이 있다. 그 안에 트로트, 랩, 재즈, 모든 장르가 있다. 진짜 신기한 게 대본만 읽어도 연기가 된다. 처음 읽었는데 눈물이 나고 살이 떨리더라. 그게 필력 아닌가”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인권과 방호식은 둘도 없는 친구였다가 앙숙이 된 사이. 그런데 이들의 자식인 정현(배현성 분)과 방영주(노윤서 분)가 18살에 임신하게 되면서 가까스로 우정을 회복했다. 박지환과 최영준이 두 아이의 출산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독대하는 신은 ‘우리들의 블루스’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두 사람의 오열과 감정 티키타카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박지환은 “그 장면에서 너무 놀랐다. 최영준이 결심했구나 싶은 게 딱 보이더라. 얼굴에서 확 보이는데 내가 다 짜릿하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 신은 무조건 잘 나오겠구나 싶었다. 이 작품을 통해 최영준이라는 영혼의 동반자를 만났다. 실제로 촬영 중간에 ‘우린 너무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부담스럽지 않게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살자고 했다. 훌륭한 배우들과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우리들의 블루스’ 현장이 좋았던 건 대배우들이 ‘나 지금 연기해!’ 이러지 않았다. 편안하게 그 상태를 끌고 가더라. 작가님도 대본 많이 보지 말고 많은 생각을 하라고 했다. 현장에서 그날의 온기를 더 느끼는 게 감각에 유리한 것 같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부인 현장이었다. 최고의 조각이 되려고 했다. 정확한 퍼즐 조각이 돼 보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들의 블루스’와 ‘범죄도시2’ 촬영을 마친 박지환은 7월 말 개봉을 앞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 다시 한번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 석 자와 얼굴을 확실히 대중에 각인시켰고 믿고 본다는 신뢰감까지 안겼다. 그의 다음 행보가 더욱 빛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박지환은 “계속 저라는 배우를 몰랐으면 좋겠다. 아는 것 같았는데 모르는 느낌으로 끊임없이 배신하고 싶다. 계속 낯설고 싶다. 낯설었을 떄 관계하는 게 진짜 확 들어오니까”라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저라는 배우를 선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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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저스트엔터,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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