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보다 좋은 '샤이니 이즈 백(SHINee is back)'!". 샤이니가 리더 온유의 건강해진 모습과 함께 '놀면 뭐하니?'에서 완전체 근황을 공개했다. 3년 만에 완전체 무대에 선 러블리즈, JYP가 낳고 '놀뭐'가 키운 데이식스까지. '또 음악이야?'라며 넘기기에 유독 아까운 축제가 반가운 기시감을 남겼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약칭 놀뭐)' 측이 지난 29일 방송된 240회로 '우리들의 축제' 에피소드를 마무리했다. 이난 3월 봄나들이객이 될 시청자 이탈을 겨냥한 프로젝트가 3개월 만인 6월 말, 한여름이 돼서 마무리 된 상황. 이날 '놀면 뭐하니?'에서는 가수 제시를 필두로 배우 임원희가 이끄는 밴드 전파상사, 트로트 가수 강진, 걸그룹 러블리즈, 밴드 데이식스, 보이그룹 샤이니가 출연했다. 지난주 축제 1부에서 다이나믹 듀오, 김태우, 주우재와 박진주, 하하와 스컬 등이 활약한 데 이어 '우리들의 축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것이다.
# 러블리즈·데이식스·샤이니 다시 모여 반갑다
특히 이번 '놀면 뭐하니?'에서는 '완전체 귀환'이 두드러졌다. '놀면 뭐하니?' 멤버 이미주의 소속 걸그룹 러블리즈가 '우리들의 축제'를 통해 3년 만에 완전체로 결성됐다. '안녕', '데스티니', '아츄' 등 러블리즈의 히트곡을 다시 소화하는 이들의 모습은 과거 활발한 활동 당시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리허설부터 '프로'인 멤버 이미주의 변화에 '놀면 뭐하니?' 멤버들도 깜짝 놀랐다. 더욱이 러블리즈를 프로듀싱한 가수 윤상이 '러블리즈의 구 아버지'로 영상편지까지 남겨 훈훈함을 더했다.
"우리 만날래?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러블리즈 '안녕'의 가사가 작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인삿말을 알려주는 것처럼, 또 다른 '완전체' 팀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데이식스는 역주행 히트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포문을 열었다. 영케이, 원필, 성진까지 밴드로서 흔치 않은 3보컬의 폭발력이 공연장을 가득 울렸다. 순수하고 부드럽게 고조시키는 매력을 아는 데이식스의 색깔이 밴드 특유의 관객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고양감으로 이어져 환호를 자아냈다. 또한 데이식스는 유재석이 정식으로 부탁한 스페셜 무대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커버하며 감동을 더했다.
'놀면 뭐하니?' 축제의 피날레는 역시 오랜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샤이니였다. '셜록', '루시퍼', '링딩동' 등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히트곡들을 선보인 이들을 향해 "명품백보다 좋은 '샤이니 이즈 백'"이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돌아온 온유를 향해 관심이 쏟아졌다. 온유는 언제 아팠냐는 듯 밝은 모습은 물론 더욱 폭발력 있는 성량을 뽐내며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 샤이니 키 또한 "저희가 복귀 아닌 복귀를 했다"라며 건강하게 돌아온 온유와 함께 처음으로 '하드(HARD)' 무대를 완전체로 선보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 '축제'라 가능했다
'놀면 뭐하니?'에서 음악 프로젝트가 선보여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프로그램 초창기 유재석의 트로트 부캐릭터 '유산슬'부터 시작해 싹쓰리, 환불원정대 등은 물론 MSG워너비, WSG워너비, 원탑, 주주 시크릿 등 다양한 음악 프로젝트가 일각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당장 '우리들의 축제' 프로젝트 또한 첫 선을 보일 당시 "또 음악이야?"라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를 딛고 피날레를 장식한 '우리들의 축제'는 제목처럼 '축제',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차별화를 보여줬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 '놀면 뭐하니?'가 선보였던 다수의 음악 특집은 아무리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해도 관객과 실시간으로 호흡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축제'에서는 수많은 '관객'이 존재했다.
동시 접속자 10만 여 명과 경쟁해 좌석을 따낸 이들은 그 자체로 충성도 높은 관객이자, 축제 라인업 구성부터 지켜봐온 존재들이었다. 자연스레 출연진의 무대 방식도 전과는 달랐다. 과거 '놀면 뭐하니?'의 음악 특집이 '프로젝트 그룹'이 결성돼 완성된 신곡을 선보이는 데에 집중했다면, 축제에서는 일회성 무대가 아닌 능숙한 무대의 프로들이 객석과 호흡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웬만한 뮤직 페스티벌 못지 않은 화려한 라인업, 여기에 '완전체'로 돌아온 팀들의 존재는 더욱 진한 향수를 선사했다. 3년 만에 다시 뭉쳤어도 여전히 상큼한 러블리즈나, 밴드 매력을 더욱 살리고 있는 데이식스, 리더 온유의 건강 회복과 함께 더욱 빛나게 된 샤이니까지. 관객 없이 음악 특집을 소화해야 했던 '놀면 뭐하니?'나 각자의 사정으로 '완전체'가 아니었던 러블리즈, 데이식스, 샤이니의 지난 시간이 '우리들의 축제'를 통해 한층 더 완성된 순간이었다.
# 완전체들의 축제, 반가운 기시감
이는 '놀면 뭐하니?'의 전신처럼 꾸준히 회자되는 '무한도전'의 과거 가요제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격년제로 치러지던 '무한도전' 가요제는 작은 무대여도 시민들을 객석에 초청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 여기에 H.O.T, 젝스키스 등 아이돌 조상들을 완전체로 소환한 '토토가' 시리즈까지. '놀면 뭐하니?'의 음악 축제는 1인자 유재석으로 대표되는 제작진의 유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와 관련 '놀면 뭐하니?'를 연출하고 있는 김진용, 장우성 PD는 OSEN에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에 중점을 두고 고민한 것은 '놀면 뭐하니?'다운 축제는 어떤 것일까였다. 어떤 차별점이 필요할 지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했는데, 그러다 문득 축제의 본질에 집중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라고 기획 과정에 대해 밝혔다.
특히 두 PD들은 "축제,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큰 잔치' 그 정의 자체가 꼭 버라이어티 예능 같았다. 무엇이든 가능하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열려있는 쇼라는 점에서 이미 '놀면 뭐하니?'스럽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다양성과 가능성에 초점을 뒀다. 가능한 다양한 여러 아티스트가 출연하고, 그저 상상만 했던 무대. 누군가는 오랜만에 모여 완전체를 이루고, 또 누군가는 평생 한 번 올 법한 순간을 무대 위와 아래에서 경험하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우리가 되고, 가능성과 꿈이 모여 축제가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들의 축제'라고 이름을 지었다"라고도 덧붙였다. 시청자가 관객으로 모이고, 흩어졌던 아티스트들은 '완전체'로 또 다양한 장르를 대표해 모였다. 시청자부터 출연자까지 모두 '우리'였던 축제다.
물론 반복되는 음악 특집은 여전히 '놀면 뭐하니?'의 숙제처럼 남아있다.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돌아오는 음악 콘셉트가 반가움보다는 감동을 반감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음악?'이라는 비아냥으로 희석시키기에는 '우리들의 축제'의 의도는 명확하고 감동 포인트 또한 명료했다. 이제 그 음악의 감동과 재미가 '놀면 뭐하니?'의 또 다른 프로젝트의 동력이 될 시간, '놀면 뭐하니?'의 다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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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